강호사시가(江湖四時歌)
맹사성(孟思誠)
솟구쳐 오르는 흥취
江湖(강호)에 봄이 드니 미친 興(흥)이 절로 난다.
벼슬을 물러난 한객(閑客)이 거처하는 시골. 자연
濁醪溪邊(탁료계변)에 錦鱗魚(금린어)ㅣ 안주로라.
막걸리를 마시며 노는 시냇가 / 싱싱한 물고기가
이 몸이 閒暇(한가)옴도 亦君恩(역군은)이샷다.
역시 임금의 은혜이시도다
강호(자연)에 봄이 찾아오니 깊은 흥이 절로 일어난다.
막걸리를 마시며 노는 시냇가에 싱싱한 물고기가 안주로다.
이 몸이 이렇듯 한가하게 노니는 것도 역시 임금님의 은덕이시도다.
(춘사 - 흥겹고 풍류스런 강호 생활)
江湖(강호)에 녀름이 드니 草堂(초당)에 일이 업다.
여름 은사들이 즐겨 지내던 별채
有信(유신) 江波(강파) 보내니 람이다.
신의가 있는(의인법) / 강의 물결
이 몸이 서음도 亦君恩(역군은)이샷다.
강호에 여름이 찾아오니 초당에 있는 이 몸은 할 일이 없다.
신의가 있는 강물결은 보내는 것이 시원한 바람이로다.
이 몸이 이렇듯 시원하게 지내는 것도 역시 임금님의 은덕이시도다.
(하사 - 한가한 초당 생활)
江湖(강호)에 이 드니 고기마다 져 잇다.
살이 쪄 있다. 살이 올라 있다
小艇(소정)에 그물 시러 흘리 여 더뎌 두고,
작은 배 흐르게 내버려 두고
이 몸이 消日(소일)옴도 亦君恩(역군은)이샷다.
소일하게 됨도. ‘消日’은 어떤 일에 재미를 붙여 세월을 보냄
강호에 가을이 찾아오니 물고기마다 살이 올라 있다.
작은배에 그물을 싣고 가 물결 따라 흐르게 던져 놓고
이 몸이 이렇듯 소일하며 지내는 것도 임금님의 은덕이시도다.
(추사 - 고기 잡으며 즐기는 생활)
江湖(강호)에 겨월이 드니 눈 기픠 자히 남다.
한 자가 / 넘는다. 더 된다
삿갓 빗기 쓰고 누역으로 오슬 삼아
도롱이
이 몸이 칩지 아니옴도 亦君恩(역군은)이샷다.
강호에 겨울이 찾아오니 쌓인 눈의 깊이가 한 자가 넘는다.
삿갓을 비스듬히 쓰고 도롱이를 둘러 덧옷을 삼으니
이 몸이 이렇듯 춥지 않게 지내는 것도 임금님의 은덕이시도다.
(동사 - 안빈낙도하는 생활)
O 갈래 – 연시조
O 성격 - 강호가. 강호한정가. 강호연군가
O 표현 - 열거법. 반복법. 의인법
O 제재 - 춘사 <천렵(川獵)>,
하사 <초당의 한거>,
추사 <고기잡이>,
동사 <소박한 강촌 생활>
O 주제 - 강호 한정(江湖閑情)
O 의의 - 최초의 연시조로서 이황의 ‘도산십이곡’과 이 이의 ‘구산구곡가’에 영향. 유가(儒家)의 강호가 도의 선구가 됨