첫 번째는 현대인이 집착하고 있는 소유에 대한 것이다. 현대인들은 더 큰 집, 더 좋은 차, 더 좋은 새로운 물건을 갖고 싶어 한다. 하지만 작가는 이러한 모든 것들을 흘러가는 시간 속에서 빌리고 되돌려 주어야 할 것들이기 때문에 소유 자체가 부질없음을 드러내고 있다.
두 번째는 진정한 사랑에 관한 것이다. 사람들은 흔히 사람 자체보다 외모나 그 사람을 둘러싸고 있는 주변 요소에 더 관심이 많다. 이러한 것들은 시간이 지나면 돌려주어야하는 빌려온 물건과 같은 의미를 갖는다. 그렇기 때문에 작가는 시간이 지나도 변하지 않을 진정한 사랑의 의미를 보여 주려 한다.
O ‘결혼’에 도입된 새로운 기법
-새로운 극장 기법의 도입: 관객이 연극에 참여하도록
유도하고 이를 통해 극적 리듬을 조절하여 관객이 극
중 인물의 사고와 정서를 느끼게 한다.
-책의 내용을 극중 현실로 바꾸기: 작품의 도입부에서
주인공이 어떤 책을 읽고, 이 책의 내용이 극중 현실 이 되도록 설정하였다.
-시간의 경과를 알리고 일을 집행하는 등장인물의 설정: 아무런 대사 없이 회중 시계를 들고 다니며 시간의 경과를 알리고 그 결과를 진행하는 하인을 설정하였다.
O ‘결혼’에 나타난 작가의 개성
① 무대장치: 특별한 무대 장치나 소품이 필요하지 않다. 간혹 필요한 소품이 있을 경우 관객에게 빌린다. 이는 세상의 모든 것은 빌린 것이라는 작가의 주제 의식을 보여 주기 위해 설정한 것이다.
② 배우와 관객과의 소통: 무대와 객석이 이어져 있는 느낌을 갖게 하고, 관객이 극중에 참여하게 한다. 이를 통해 관객이 배우와 자연스럽게 소통할 수 있게 유도하고, 극적 리듬을 조절하여 관객이 극중 인물의 사고와 정서를 느끼게 하였다.
③ 등장인물의 이름: 작가가 구체적인 이름을 설정하지 않은 것은 소유 자체가 불필요하다는 주제를 드러내기 위한 장치이다.
‘남자’ : 특별한 이름 없이 ‘남자’라고만 불린다.
‘여자’(‘덤’) : 특별한 이름 없이 ‘여자’라고 불리고, 별명인 ‘덤’으로 불리기도 한다. 이는 태어나고 죽는 것 자체가 빌린 것이므로 돌려주어야 할 것이라는 작가의 주제 의식이 반영된 상징적 지칭이다.
⇒ 작가는 우의적인 기법을 사용하여 등장인물의 이름, 소품 하나하나까지 세밀하게 상징화한다. 이러한 작가의 우의적인 기법은 구체적인 시간과 장소에 영향을 받지 않기 때문에 어느 시대, 어느 장소에나 적용되어 보편적인 공감을 획득할 수 있다. 더불어 말하고자 하는 바를 효과적으로 전달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