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설(鏡說)
- 이규보
거사(居士)가 거울 하나를 갖고 있었는데 먼지가 끼어
작가의 목소리를 대변하는 인물
서 흐릿한 것이 마치 달이 구름에 가리운 것 같았다. 그러나 거사는 아침저녁으로 이 거울을 들여다보며 용모를 가다듬곤 했다. 손이 보고 묻기를
=> 거사의 행동
"거울이란 얼굴을 비추어 보는 물건이든지, 아니면 군자
가 거울을 보고 그 맑은 것을 취하는 것으로 알고 있는
거울은 반성과 성찰의 기능을하거나 군자가 그 맑은 기품을 즐기는 기능을 한다고 보는 일반적인 관점
데, 지금 당신의 거울은 안개가 낀 것 같아서 얼굴을 비추어 볼 수도 없고, 그 맑은 것을 취할 수도 없습니다. 그럼에도 당신은 오히려 계속하여 비춰 보고 있으니 그것은 무슨 까닭입니까?"
=> 손의 질문
하였다. 거사는 말하기를,
"거울이 맑으면, 얼굴이 잘생기고 예쁜 사람은 좋아하겠지만, 얼굴이 못 생겨서 추한 사람은 오히려 싫어할 것
자신의 단점이 바로 드러나기 때문에
입니다. 그러나 잘생긴 사람은 적고, 못생긴 사람은 많
세상에는 완벽한 사람보다는 단점을 지닌 사람이 더 많음
습니다. 만일 한번 보면 반드시 깨뜨리고야 말 것이니 차라리 먼지가 끼어 흐릿하게 두는 것이 나을 것입니다. 할 것인즉 흐려진 그대로 두는 것이 나을 것입니다. 먼지로 흐리게 된 것은 겉만 침식할 뿐 거울의 맑은 바탕을 없어지게 하지는 않는 것이니, 만일 잘생기고 예쁜 사람을 만난 뒤에 닦고 갈아도 늦지 않습니다. 아, 옛날에 거울을 보는 사람들은 그 맑은 것을 취하기 위함이었지만, 내가 거울을 보는 것은 오히려 흐린 것을 취하
깨끗함만을 추구하기보다는 인간의 단점을 포용할 줄 아는 태도
는 것인데, 그대는 어찌 이상하다 합니까?"
손은 대답이 없었다.
=> 거사의 답변
O 갈래 : 고전 수필, 한문 수필, 설
O 성격 : 교훈적, 철학적, 관조적
O 제재 : 거울
O 주제 : 사물의 결점을 포용하는 유연한 태도
O 특징 :
➀ 문답 형식을 통해 주제 의식을 드러내고 있음
➁ 구체적인 경험에서 보편적인 삶의 지혜를 이끌어 내고 있음
➂ ‘거사’라는 허구적 대리인을 내세워 작가의 인식을 표출하고 있음
O ‘설’의 개념
- 이치에 따라 사물을 해석하고 시비를 밝히면서 자기 의견을 설명하는 한문의 한 문체. 온갖 말을 써서 자세하게 논술해 가는 것이 특징이며, 비유나 우의적 표현 방법을 많이 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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