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나귀 길들이기 -TV론
- 오종환
당나귀 한 마리를 길들이기 위해서는
우매한 국민(TV에 길들여지는 대상)
아침, 저녁으로 반복 훈련이
필요합니다. 당나귀의
불온한 상상력을 거세(去勢)하기 위해
반어법. 현실 비판의
토요일과 일요일도 쉬지 않습니다.
간혹 당신의 성급한 채찍에
독재 정권의 폭압적인 지배
뒷발질로 날뛰는 당나귀가 있더라도
독재 체제에 저항하는 사람들
안심하십시오, 그 놈들의 습성은
당근 뿌리 하나에도 이내 아픔을 잊고
달콤한 TV의 유혹
부드러운 혓바닥을 날름거리는
온순한 짐승으로 돌아갑니다.
우민화 된 백성
O 갈래 : 자유시. 서정시
O 성격 : 비판적. 우화적
O 표현 : 우의적(寓意的) 표현으로 현실 풍자
O 제재 : 당나귀 길들이기
O 주제 : 국민을 우민화시키는 텔레비전에 대한 비판
O 해설
이 시는 겉으로는 부드럽게 웃음을 띠며 말하고 있지만 속으로는 날카로운 비판의 날을 세우고 있는 우회적인 풍자시이다. 겉으로는 당나귀 길들이기를 말하고 있지만 속으로는 ‘당근뿌리’로 비유화된 텔레비전의 폐해에 대해 비판적으로 말하고 있는 것이다. 이 시에서 ‘당나귀’는 국민이다. 토요일, 일요일에도 텔레비전은 쉬지 않고 불온한 상상을 갖지 못하도록 방송한다. 잠시도 딴 생각이 들지 못하게 반복적으로 방송을 하는 것이다. 당나귀가 당근에 온순하게 길이 드는 것처럼 국민에게도 적당히 당근을 주고 텔레비전에 길들이면 반항할 줄 모르게 된다는 것이다. 이 작품은 제5공화국 시절에 국민을 우민화시키기 위해 텔레비전을 이용하는 권력층에 대한 비판을 담고 있지만, 이를 모르고 텔레비전에 몰입하는 우매한 국민들에 대한 비판 역시 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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