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미인곡
O 지은이 : 정철
O 연대 : 선조 21년경(1598), 지은이 53세쯤으로 추측
O 갈래 : 서정가사, 양반가사, 정격가사
O 운율 : 4음보 연속체, 3(4)․4조
O 어조 : 여성 화자의 애절한 목소리.
O 공간 배경 : 전남 창평
O 구성 : 서사, 본사, 결사의 3단 구성,
본사는 춘하추동(春夏秋冬)으로 구성됨
O 주제 : 연군의 정. 충신연주지사
O 의의 : ① '속미인곡'과 더불어 가사 문학의 극치를
이룬 작품임
② 고려 속요 '정과정'의 맥을 잇는 연군지사
임
O 출전 : 송강가사 [성주본]
O 특징
① 사미인곡 : 독백체 / 속미인곡 : 대화체
② 임을 옥황상제에, 자신을 선녀에 비유
O 임에 대한 사랑을 상징하는 시어
① 봄 : 매화
② 여름 : 옷
③ 가을 : 청광
④ 겨울 : 양춘 /
O 시적 자아가 여성임을 나타내는 시어 : 연지분. 홍상(붉은 치마)
1) 서 사 : 임과의 이별
이몸 삼기실 제 님을 조차 삼기시니 생 緣分(연분)이며 하 모 일이 생겨날 따라 한 평생 설의법 런가. 나 나 졈어 잇고 님 나 날 괴시니 이 이 랑 견졸 오직 젊어 사랑하시니 비교할 데 노여 업다. 平生애 願(원)요 녜쟈 얏더니 늙거야 므 일로 전혀 한 곳에서 살자 무슨 외오 두고 그리고. 엇그제 님을 뫼셔 廣寒殿(광한전)의 올낫더니 외따로 옥황상제(왕) 옥황상제가 사는 궁궐(대궐) 그 더 엇디야 下界(하계)예 려오니 올 저긔 비슨 머리 얼킈연디 동안에 어찌하여 세속(전남 창평) 적에(때에) 얽힌 지 三年(삼년)이라. 臙脂粉(연지분) 잇마 눌 위야 고이 고 음의 이별 기간 화장품 있지만 누구를 곱게 친 실음 疊疊(첩첩)이 혀 이셔 짓니 한숨이오 디니 눈믈이라. 쌓여 짓는 것이 떨어지는 것이 人生은 有限(유한) 시도 그지업다. 無心(무심) 歲月(세월)은 무정한 믈흐 고야. 炎凉(염량)이 아라 가 고텨 오니 듯거니 물이 흐르듯 빨리 지나간다. 계절의 바뀜 다시 보거니 늣길 일도 하도할샤. 많기도 많구나. |
<해석> 이 몸이 태어날 때에 임을 따라 태어나니, 한평생 함께 살아갈 인연이며 하늘이 어찌 모를 일이던가? 나는 오직 젊어 있고, 임은 오직 나를 사랑하시니, 이 마음과 사랑을 비교할 곳이 다시 없다. 평생에 원하되 임과 함께 살아가려 하였더니, 늙어서야 무슨 일로 외따로 두고 그리워하는가? 엊그제에는 임을 모시고 광한전에 올라 있었더니, 그 동안에 어찌하여 속세에 내려왔느냐? 내려올 때에 빗은 머리가 헝클어진 지 3년일세. 연지와 분이 있지마는 누구를 위하여 곱게 단장할까? 마음에 맺힌 근심이 겹겹으로 쌓여 있어서 짓는 것이 한숨이요, 떨어지는 것이 눈물이라. 인생은 한정이 있는데 근심은 한이 없다. 무심한 세월은 물 흐르듯 흘러가는구나. 더웠다 서늘해졌다 하는 계절의 바뀜이 때를 알아 지나갔다가는 이내 다시 돌아오니, 듣거니 보거니 하는 가운데 느낄 일이 많기도 하구나.
2) 본사 ① : 봄 - 계절감 : 동풍, 매화 / 임에 대한 사랑 : 매화
東風(동풍)이 건듯 부러 積雪(적설)을 헤텨 내니 窓(창) 밧긔 심근 매화 봄바람 문득 쌓인 눈 헤쳐 밖에 심은 계절감 두세 가지 픠여셰라. 득 冷淡(냉담) 暗香(암향)은 므일고. 차가운데 그윽한 향기 무슨 일인가? 황혼의 이 조차 벼마 빗최니 늣기 반기 님이신가 아니신가. (왕) 상징 좇아 와 베갯머리에 흐느끼는 듯 뎌 매화 것거내여 님겨신 보내오져. 님이 너 보고 엇더타 너기실고. 저 임에 대한 사랑 임 계신 데 보내고 싶구나. 매화(의인법) 여기실까? |
<해석> 봄바람이 문득 불어 쌓인 눈을 헤쳐 내니, 창밖에 심은 매화가 두세 가지 피었구나. 가뜩이나 쌀쌀한데, 그윽히 풍겨오는 향기는 무슨 일인가? 황혼에 달이 따라와 베갯머리에 비치니, 흐느껴 우는 듯 반가워하는 듯하니, 임이신가 아니신가? 저 매화를 꺾어 내여 임 계신 곳에 보내고 싶다. 그러면, 임이 너를 보고 어떻게 생각하실까?
3) 본사 ② : 여름 - 계절감 : 녹음 / 임에 대한 사랑 : 옷
디고 새닙 나니 綠陰(녹음)이 렷 羅幃(나위) 적막고 繡幕(수 꽃 디고>지고 짙은 나무 그늘 - 계절감 깔렸는데 비단 휘장 쓸쓸하고 수놓은 장막 막)이 뷔여 있다. 芙蓉(부용)을 거더 노코 孔雀(공작)을 둘러두니 득 비어 부용(연꽃)이 그려지 휘장 공작이 그려진 병풍 시 한 날은 엇디 기돗던고. 원앙금 버혀 노코 五色線(오색선) 플텨내 많은데 길던가? 원앙이 그려진 비단 베어 놓고 풀어내어 여 금자 견화이셔 님의 옷 지어내니 手品(수품)은니와 制度(제도)도 금자로 재어서 임에 대한 사랑 솜씨는 물론 격식도 시고. 珊瑚樹(산호수) 지게 우 白玉函(백옥함)의 다마두고 님의게 갖추었구나. 산호나무로 만든 위에 보내오려 님 겨신 라보니 山(산)인가 구름인가 머흐도 머흘시고. 산, 구름 : 임과 나 사이를 가로 막는 장애물 : 간신 험하기도 험하구나. 천리만리) 길흘 뉘라셔 자갈고. 니거든 여러 두고 날인가 반기실가. 누가 가거든 |
<해석> 꽃잎이 지고 새잎이 나니 녹음이 우거져 나무 그늘이 깔렸는데 비단 휘장은 쓸쓸히 걸렸고, 수놓은 장막만이 드리워져 텅 비어 있다. 부용꽃 무늬가 있는 휘장을 걷어놓고, 공작을 수놓은 병풍을 둘러 두니, 가뜩이나 근심 걱정이 많은데, 날을 어찌 길던고? 원앙새 무늬가 든 비단을 베어 놓고 오색실을 풀어내어 금으로 만든 자로 재어서 임의 옷을 만들어 내니, 솜씨는 말할 것도 없거니와 격식도 갖추었구나, 산호수로 만든 지게 위에 백옥으로 만든 함에 담아 앉혀 두고, 임에게 보내려고 임 계신 곳을 바라보니, 산인지 구름인지 험하기도 험하구나. 천만리나 되는 머나먼 길을 누가 찾아갈까? 가거든 열어 두고 나를 보신 듯이 반가워하실까?
4) 본사 ③ : 가을 - 계절감 : 서리 / 임에 대한 사랑 : 청광
밤 서리김의 기러기 우러 녈 제 危樓(위루)에 혼자올나 水晶簾(수정 서리 기운에 : 계절감 울며 갈 때에 높은 누각 수정으로 만든 발 렴)을 거든마리 동산의 이 나고 北極(북극)의 별이 뵈니 님이신가 반기 걷으니 임을 상징 임을 상징 니 눈믈이 절로 난다. 淸光(청광)을 쥐여내여 鳳凰樓(봉황루)의 븟티고져. 달과 별의 맑은 빛 손으로 쥐어서 대궐 부치고 싶다. <樓(누) 우 거러두고 八荒(팔황)의 다 비최여 深山窮谷(심산궁곡)을 위에 온 세상 깊고 궁벽한 산골짜기 졈낫티 그소셔.> 대낮같이 만드소서. < > : 왕의 선정을 소망함. |
<해석> 하룻밤 사이의 서리 내릴 무렵에 기러기 울며 날아갈 때, 높다란 누각에 혼자 올라서 수정으로 만든 발을 걷으니, 동산에 달이 떠오르고 북극성이 보이므로, 임이신가 하여 반가워하니 눈물이 절로 난다. 저 맑은 달빛을 쥐어 내어 임이 계신 궁궐에 부쳐 보내고 싶다. 누각 위에 걸어두고 온 세상이 다 비추어, 깊은 산골짜기에도 대낮같이 환하게 만드소서.
5) 본사 ④ : 겨울 - 계절감 : 백설 / 임에 대한 사랑 : 양춘,
乾坤(건곤)이 閉塞(폐색)야 白雪(백설)이 비친제 사은니와 새 하늘과 땅 닫히고 막혀서 한 빛일 때 사람은 커녕(물론) 도 긋처 잇다. 瀟湘南畔(소상남반)도 치오미 이러커든 玉樓(옥루) 高處(고 소상강 남쪽 언덕(여기서는 따뜻한 남쪽-전남 창평) 추운 것이 대궐 처)야 더옥 닐러 므리. 陽春(양춘)을 부처 내여 님 겨신 쏘이고져. 일러(말하여) 무엇하리? 따뜻한 햇볕(임에 대한 사랑) 茅簷(모첨) 비쵠 玉樓(옥루)의 올리고져. 紅裳(홍상)을 니믜고 초가 처마 임에 대한 사랑 올리고 싶다. 붉은 치마 여미어 입고 翠袖(취수)를 半(반)만 거더 日暮脩竹(일모수죽)의 혬가림도 하도 할샤. 푸른 소매 해질 녘 대나무에 기댐 생각(그리움) 많기도 많구나. 댜 수이 디여 긴 밤을 고초 안자 靑燈(청등) 거른 겻 짧은 해(겨울 해) 쉽게 져서 꼿꼿이 걸어놓은 곁에 鈿箜篌(전공후) 노하두고 의나 님을 보려 밧고 비겨시니 악기 이름 놓아 두고 턱을 받치고 비스듬히 기대었으니 鴦衾(앙금)도 도 샤 이 밤은 언제 샐고. 원앙금침 차기도 차구나. |
<해석> 천지가 겨울의 추위에 얼어 생기가 막혀, 흰 눈이 일색으로 덮여 있을 때에, 사람은 말할 것도 없거니와 날짐승의 날아감도 끊어져 있다. 소상강 남쪽 언덕도 추위가 이와 같거늘, 하물며 북쪽 임 계신 곳이야 더욱 말해 무엇하랴? 따뜻함 봄볕을 부치어 내어 임 계신 곳에 쐬게 하고 싶다. 초가집 처마에 비친 따뜻한 햇볕을 임 계신 궁궐에 올리고 싶다. 붉은 치마를 여미어 입고 푸른 소매를 반쯤 걷어 올려 해는 저물었는데 밋밋하고 길게 자란 대나무에 기대어서 이것저것 생각함이 많구나. 짧은 겨울 해가 이내 넘어 가고 긴 밤을 꼿꼿이 앉아, 청사초롱을 걸어둔 옆에 자개로 수놓은 공후를 놓아 두고, 꿈에나 임을 보려고 턱을 바치고 기대어 있으니, 원앙새를 수놓은 이불이 차기도 차구나. 이 밤은 언제나 샐꼬?
6) 결 사 : 임에 대한 변함없는 사랑
도 열두 도 셜흔 날 져근덧 각마라 이 시 닛쟈 니 잠깐 동안 의 쳐 이셔 骨髓(골수)의 텨시니 扁鵲(편작)이 열히오나 이 병을 맺혀 뼛속 사무쳤으니 유명한 의사(대유법) 열 명이 온다 해도 엇디리. 어와 내 병이야 이 님의 타시로다. 하리 싀어디여 범나븨 어찌 하겠는가? 상사병 탓이로다. 사라져서(죽어서) 시적 자아의 분신 되오리라. 곳나모 가지마다 간 죡죡 안니다가 향 므든 애로 앉아 있다가 임에 대한 사랑 날개로 님의 오 올므리라. 님이야 날인줄 모셔도 내님 조려 노라. 옮기리라. 임에 대한 변치 않는 사랑(충성심) |
<해석> 하루도 열 두 때, 한 달도 서른 날, 잠시라도 임 생각을 말아 이 시름을 잊으려 하여도 마음 속에 맺혀 있어 뼈 속까지 사무쳤으니, 편작과 같은 명의가 여러 명이 오더라도 이 병을 어떻게 하랴.(잠시도 임을 잊을 수 없다.) 아, 내 병이야 이 임의 탓이로다. 차라리 사라져 범나비가 되리라. 꽃나무 가지마다 간 데 족족 앉아 다니다가, 향기가 묻은 날개로 임의 옷에 옮으리라. 임께서야 나인 줄을 모르셔도 나는 임을 따르려 하노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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