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한 영혼을 위하여
- 고정희
상한 갈대라도 하늘 아래선
상처받은 영혼
한 계절 넉넉히 흔들리거니
상한 상태로 흔들리는 갈대의 모습을 넉넉하다고 표현한 데서 화자의 태도를 짐작하게 함.
뿌리 깊으면야
‘흔들리거니’오 대조적인 이미지의 시구로 고통에 다가가자고 말할 수 있는 근거
밑둥 잘리어도 새순은 돋거니
고난을 겪더라도 굳은 마음만 있으면 새롭게 다시 시작할 수 있음
충분히 흔들리자 상한 영혼이여
‘상한 갈대’의 원관념
충분히 흔들리며 고통에게로 가자
고통을 겪어 상한 영혼에게 고통을 회피하지 말고 가까이 대면하자고 함
1연 : 고통을 향하여 가는 과정
뿌리없이 흔들리는 부평초 잎이라도
1연의 ‘상한 갈대’에게 있는 뿌리조차 없으므로 더 좋지 않은 상황에 처한 존재
물 고이면 꽃은 피거니
뿌리가 없음에도 물이 있어 꽃을 피울 수 있다는 인식
이 세상 어디서나 개울은 흐르고
꽃이 필 수 있게 하는 ‘물’
이 세상 어디서나 등불은 켜지듯
암흑과 같은 상황(고난과 난관)을 밝혀 주는 존재
가자 고통이여 살 맞대고 가자
1연의 ‘고통에게로 가자’에 머무르지 않고 ‘살 맞대자’로 표현
점층적 표현
외롭기로 작정하면 어딘들 못 가랴
고통과 함께 하는 것이 어려운 일임을 짐작하게 함.
가기로 목숨걸면 지는 해가 문제랴
고통과 동행하는 일에 목숨까지 걸 정도로 비장함(대구법)
2연 : 고통과 함께 하는 삶
고통과 설움의 땅 훨훨 지나서
자신이 고통과 설움을 겪었던 현실
뿌리 깊은 벌판에 서자
1연에서 제시한 고통을 이겨 낼 수 있게 하는 존재
벌판 - 고통을 감내하며 도달한 곳
두 팔로 막아도 바람은 불듯
벌판에 서도 눈물과 비탄이 존재한다는 뜻 / 바람 - 눈물과 비탄
영원한 눈물이란 없느니라
영원한 비탄이란 없느니라
=> 눈물을 흘리게 하고 비탄에 잠기게 하는 고통은 왔다가 사라지는
것이라는 인식
캄캄한 밤이라도 하늘 아래선
고통을 겪고 있는 상황
마주잡을 손 하나 오고 있거니
고통을 함께해 주거나 고통을 겪는 과정에서 힘이 되어 주는 존재
3연 : 고통을 포용한 경지
O 갈래 : 자유시, 서정시
O 성격 : 의지적, 낙관적, 희망적, 역설적
O 제재 : 상한 영혼
O 주제 : 내면의 고통에 대한 포용
O 특징
① ‘-거니’. ‘-자’, ‘-니라’, ‘-랴’를 반복하여 운율을 형
성
② 상처받은 내면의 상태를 ‘흔들리는 갈대’의 이미지
로 표현
③ 내면의 고통에 가까이 가자고 하여 역설적 인식을
드러냄
④ 점층적 구성을 통해 주제를 효과적으로 강조
O 주요 시어의 의미
① 물, 개울, 등불
=> 고통과 시련을 이겨 낼 수 있도록 도와주는 존재
② 새순, 꽃
=> 새로운 생명, 희망찬 미래
O 운율형성 요소
① 특정 어미의 반복
=> ‘-거니’. ‘-자’, ‘-니라’, ‘-랴’
② 특정 음운의 반복
=> ‘ㄴ, ㄹ, ㅇ’과 같은 울림소리
③ 특정 통사 구조의 반복
=> 충분히 흔들-, 이 세상 어디서나-, 영원한 -란 없
느니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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