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수꾼
- 이강백
O 출전 : “현대 문학”(1974)
O 갈래 : 희곡, 단막극, 풍자극
O 성격 : 우화적, 풍자적, 교훈적, 상징적
O 배경 : 망루가 서 있는 황야
O 주제 : 진실이 통용되지 않는 현실 풍자
O 특징 :
① 상징성이 강한 인물과 소재를 사용하고 있다.
② 이솝 우화를 차용하여 현실 상황을 풍자하고 있다.
③ 알레고리를 활용하여 작품 내면에 작가의 의도를 숨기고 있다.
O 구성
발단 | 이리 떼의 습격을 알리는 파수꾼이 있음에도 마을 사람들은 이리 떼에 대한 공포를 느끼며 살아감. |
전개 | 갓 파수꾼이 된 ‘다’가 북소리에 겁을 먹자 파수꾼 ‘나’가 격려함. |
절정 | 어느 날, ‘다’는 이리 떼의 정체가 흰 구름이라는 진실을 알게 됨. |
하강 | 촌장이 진실을 말하려는 ‘다’를 회유함. |
대단원 | 촌장의 회유에 넘어가 거짓을 말한 ‘다’는 망루에서 평생 벗어나지 못하게 됨. |
O 본문 분석
촌 장 : 얘야, 이리 떼는 처음부터 없었다. 없는 걸 좀 두려워한다는 것이 뭐가 그렇게 나쁘다는 거냐? 지금까지 단 한 사람도 이리에게 물리지 않았단다. 마을은 늘 안전 했어. 그리고 사람들은 이리 떼에 대항하기 위해서 단결했다. 그들은 질서를 만든 거 야. 질서, 그게 뭔지 넌 알기나 하니? 모를 거야, 너는. 그건 마을을 지켜 주는 거란 다. 물론 저 충직한 파수꾼에겐 미안해. 수천 개의 쓸모없는 덫들을 보살피고 양철 북을 요란하게 두들겼다. 허나 말이다, 그의 일생이 그저 헛된다고만 할 순 없어. 그 는 모든 사람들을 위해 고귀하게 희생한 거야. 난 네가 이러한 것들을 이해하여 주기 바란다. 만약 네가 새벽에 보았다는 구름만을 고집한다면, 이런 것들은 모두 허사가 된다. 저 파수꾼은 늙도록 헛북이나 친 것이 되구, 마을의 질서는 무너져 버린다. 얘 야, 넌 이렇게 모든 걸 헛되게 하고 싶진 않겠지? |
촌장은 파수꾼 ‘다’에게 이리 떼가 존재하지 않음을 시인하고 있다. 그러나 한편으로는 이리 떼의 존재를 꾸며 냄으로써 오히려 마을의 안녕을 가져올 수 있다는 점을 들어 파수꾼 ‘다’를 설득하려 하고 있다. 그리고 질서 유지라는 명목으로 이용당한 파수꾼 ‘나’의 삶을 마을 사람들을 위한 고귀한 희생이라고 포장하고 있다. 그러나 파수꾼 ‘나’의 삶은 거짓된 체제의 유지를 위한 수단으로 전락한 왜곡된 삶에 지나지 않는다. 이러한 촌장의 논리에는 거짓으로라도 외부의 적을 만들어 놓고 그들에 대한 공포심을 확산함으로써 체제 내부의 단결과 질서 유지를 꾀하는 것이 바람직하며, 이를 위해 개인의 삶이 희생되어도 상관이 없다는 전체주의적 사고가 담겨 있다고 볼 수 있다.
다 : 왜 제가 헛된 짓을 해요? 제가 본 흰 구름은 아름답고 평화로웠어요. 저는 그걸 보 여 주려는 겁니다. 이제 곧 마을 사람들이 온다죠? 잘 됐어요. 저는 망루 위에 올라 가서 외치겠어요. |
촌장이 공동체의 질서 유지라는 명목을 들어 설득하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파수꾼 ‘다’는 자신이 눈으로 확인했던 아름답고 평화로운 흰 구름을 사람들에게 알리겠다는 생각을 굽히지 않고 있다. 파수꾼 ‘다’가 무엇보다 진실 자체를 중요하게 여기고 있다는 점에서 그의 순수한 면모를 엿볼 수 있다. 파수꾼 ‘다’가 아직 때 묻지 않은 나이인 ‘소년’으로 설정되어 있는 것도 이러한 측면과 관련이 있다.
촌 장 : 그것 봐. 넌 내가 끔찍하게 죽는 것을 보고 싶은 거야. 더구나 더 나쁜 건, 넌 흰 구름을 믿지도 않아. 내일이면 변할 것 같으니까, 오늘 꼭 외치려고 그러는 거지. 아 하, 넌 네가 본 그 아름다운 걸 믿지도 않는구나! |
촌장이 파수꾼 ‘다’를 입막음하기 위해서 견강부회(牽强附會, 이치에 맞지 않는 말을 억지로 끌어 붙여 자기에게 유리하게 함.)하고 있다. 거짓을 은폐한 장본인은 바로 촌장 자신이다. 파수꾼 ‘다’는 사람들에게 진실을 알리는 올바른 행동을 하려는 인물인데 촌장은 오히려 파수꾼 ‘다’에게 자신이 죽게 될 책임을 뒤집어씌우려 하는 것이다. 이는 파수꾼 ‘다’의 순수하고 여린 마음을 교활하게 파고드는 전략이다. 또한 촌장은 ‘흰 구름’이 파수꾼 ‘다’의 눈으로 분명히 목격한 것임에도 불구하고 그가 이를 믿지 않는다고 몰아세우고 있다. 진실을 아는 것과 이를 실천으로 옮기는 것 사이에 는 그 진실에 대한 확신과 신념이 반드시 뒤따라야 한다. 촌장은 이를 바탕으로 파수꾼 ‘다’가 자신이 본 진실마저도 믿지 못한다고 몰아세움으로써 그의 실천 의지를 꺾으려 하는 것이다.
나 : (관객석 쪽으로 돌아서다가, 흠칫 놀라며) 웬 사람들이 이렇게 몰려오죠? 촌장 마을 사람들이죠. 나 : 마을 사람들요? 촌장 : (관객들을 향해) 어서 오십시오, 주민 여러분. <후략> |
이 부분에서는 관객들이 마을 사람들의 역할로 설정되어 있다. 이는 단순히 등장인물의 수에 제약이 따르는 희곡의 특성에서 비롯된 것이라기보다는 작가의 의도적인 설정으로 볼 수 있다. 이렇게 관객들을 극에 끌어들임으로써 관객들이 극에 더욱 몰입하게 하려는 것이다. 또한 이 작품에서 ‘이리 떼’라는 공포 대상의 진위조차 가리려 하지 않고 도망가기에 급급한 어리석은 대중의 모습을 통해 관객들은 자신의 모습을 비춰 볼 수 있다.
촌 장 : 주민 여러분! 이것으로 진상은 밝혀졌습니다. 흰 구름은 없으며 이리 떼뿐입니 다. 이 망루는 영구히 유지되어야겠지요. 양철 북도 계속 쳐야 할 것입니다. 여러분, 다음 이리의 습격 때까진 잠시 시간적 여유가 있습니다. 그 틈을 이용하여 돌아가십 시오. 가시거든 마을 광장에 다시 모이시기 바랍니다. 수다쟁이 운반인의 처벌을 논 의합시다. 그럼 어서 돌아가십시오. 이리 떼가 여러분을 물어뜯으러 옵니다. |
거짓과 공포로 권력을 유지해 온 촌장의 독재자다운 면모가 집약적으로 드러난다. 파수꾼 ‘다’에게 한 약속을 순식간에 뒤집고, 망루가 영원히 유지되어야 한다고 주장하는 것은 진실을 영원히 은폐하려는 의도이며, 수다쟁이 운반인의 처벌을 의논하자고 제안하는 것은 권력 유지에 걸림돌이 되는 존재는 가차 없이 탄압하는 독재자의 무자비함을 드러내는 것이다. 또한 마을 사람들더러 이리 떼가 물어뜯으러 오니 어서 돌아가라고 하는 것도 공포심을 이용하여 민중을 길들이는 독재자의 통치 방식을 드러내는 것이다.
촌 장 : 얘, 나 좀 보자. (한갓진 곳으로 데리고 가서) 너한테는 안됐다만, 넌 이곳에서 일 생을 지내야 한다. 다 : …… 네? 촌 장 : 마을엔 오지 말아라. 바람 부는 소리가 거칠게 들려온다. |
파수꾼 ‘다’는 이리 떼가 존재하지 않는다는 진실을 알고 있으므로, 촌장이 유지하고 있는 질서에 언제라도 균열을 가져올 수 있는 존재이다. 따라서 촌장은 그를 마을 사람들로부터 영원히 격리시키려 한다. 거칠게 들려오는 바람 소리는 진실이 발붙이지 못하는 냉혹한 현실을 우회적으로 드러내는 한편, 진실을 알리려던 의지가 권력자의 회유와 협박에 의해 좌절된 파수꾼 ‘다’의 내면을 암시한다고도 볼 수 있다
O 이솝 우화 ‘양치기 소년’과 희곡 ‘파수꾼’
공통점 | 차이점 |
거짓말을 하는 사람과 거짓말에 속는 사람이 대립하는 구성이 나타남. | ‘파수꾼’에서는 ‘양치기 소년’과 달리 거짓을 조장하는 권력자인 ‘촌장’이 새롭게 등장함. |
↓
‘파수꾼’은 이솝 우화의 구성을 차용하되, 권력에 의해 진실이 왜곡되는 현실을 고발하는 것으로 주제를 변용함. |
O 이 작품의 알레고리
이 작품의 등장인물은 현실에 실제로 존재하는 인물형들을 총체적으로 은유하고 있다
촌장 | 권력 유지를 위해 공포를 조장하고 진실을 은폐하는 권력자 |
파수꾼 | ‘다’ 진실을 알면서도 거짓을 받아들이는 나약한 인물 |
마을 사람들 | 거짓에 현혹된 채 살아가는 어리석은 대중 |
O 촌장과 파수꾼 ‘다’의 대립
촌장 | → 회유 |
파수꾼‘다’ | ||
진실을 은폐하여 기존 체제를 유지하려 함. | 진실을 알면서도 이를 알리지 못함. | |||
위선적 지배층 | 나약한 지식인 |
O 소재의 상징적 의미
이리 떼 | 꾸며낸 거짓, 사람들을 위협하고 공포심을 느끼게 하는 지배 이념 |
흰 구름 | 이리 떼의 실체로 거짓에 가려진 진실을 가리킴. |
망루, 양철 북, 펫말 | 거짓으로 꾸며낸 이리 떼의 존재를 알리기 위한 것들로 불안감을 조성하는 것들. 민중 통제의 수단 |
딸기 | 부당한 권력으로 얻은 이익이자 상대방(파수꾼 다)을 설득하기 위한 회유책 |
도끼 | 권력자가 민중을 협박하기 위해 언급하는 대상 |
O 실험극으로서의 특징
특징 | 작품 내용 |
해설자가 극에 등장하여 작품 내용을 설명함. | 해설자 (관객들에게 누대와 등장인물을 설명한다.) 이곳은 황야입니다. … |
한 배우가 여러 역을 맡음. | (해설자, 촌장이 되어 등장… ) |
관객들이 작중 인물을 대신함. | 촌장 (관객들을 향해) 어서 오십시오, 주민 여러분. |
O 관객 참여의 효과
① 등장인물 수에 제한이 있는 희곡의 제약을 극복함.
② 관객의 흥미를 유발하고 극에 몰입할 수 있게 함.
③ 관객 스스로가 ‘마을 사람들’의 입장이 되어 자신이 처한 상황, 모습을 되돌아 볼 수 있음.
O ‘파수꾼 다’의 심리 태도 변화
진실을 알게 됨 | - 이리 떼가 없음을 마을 사람들 에게 알리고자 함. - 진실을 은폐하려는 촌장에 대해 반발 |
촌장의 회유 | - 촌장의 회유와 협박에 갈등하게 됨. - 결국 촌장의 말을 따름.(설득 당 함.) |
망루에 얽매임 | - 촌장에게 배신당한 후 허무함을 느낌. - 자신의 무력함에 절망하게 됨. |
O 등장 인물 사이의 관계
촌장(독재 권력자) | 파수꾼 다(진실을 밝히려는 자) | |||
- 이리 떼가 존재한다는 거짓말로 공포심을 조장하여 권력을 유지함. - 진실을 밝히려는 ‘파수꾼 다’를 교묘한 논리로 굴복시킴. |
회유 ⇨ ⇦ 굴복 |
- 이리 떼가 존재하지 않는다는 사실을 알고 진실을 밝히려 함. - 촌장의 계략에 넘어가 그의 뜻을 따르게 됨. |
||
⇪ 협력 | 기만⇘ | ⇓기만 | ||
파수꾼 가 | 마을 사람들 (통제 당하는 민중) |
|||
진실을 알고 있지만 외면하는 권력의 추종자 | 기만⇒ | - 현실을 직시하지 못한 채 촌장(독재 권력)에게 기만당함. - 진실을 모른 채 살아가는 대다수의 민중을 상징함. |
||
파수꾼 나 | ||||
진실에 대한 의구심을 품지 않고 충실히 파수꾼의 역할을 다함.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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