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의 방
신이 거처하는 방, (생명이 숨쉬는) 신성한 방 등으로 해석 가능
김선우
: ‘-지요, -군요’ 등의 부드러운 종결표현, 문장의 길이가 긴 이야기체
이런 돼지가 살았다지요 반들거리는 검은 털에 날렵한
제주의 검은 돼지
주둥이를 가진, 유난히 흙의 온기를 좋아하여 흙이랑 노
생명의 흙을 나타내며 ‘시멘트’와 대조적임
는 일을 제일로 즐거워했다는군요 기른다는 것이 실은
서로 길드는 것이어서 이 지방 사람들은 통시라는 거처
친근해짐, 관계 맺음 제주
를 마련했다지요 인간의 배변 장소와 돼지우리가 함께
‘통시’에 대한 계략적 설명, 화자는 이 공간을 ‘재미난 방’으로 인식함
있는 아주 재미난 방인 셈인데요 지붕을 덮지 않은 널
찍한 호를 파고 지푸라기 조금 깔아 준 방 안에서 이
통시의 내부 공간 묘사
짐승은 눈비 맞고 흙과 똥과 뒹굴면서 비바람 햇볕을
고스란히 살 속에 아로새기게 되었다는데요 음식물 찌
대자연의 일부로서의 생명
꺼기며 설거지물까지 버릴 것 없이 모아 둔 큰 독 속에
서 한때 빛나던 것들이 제힘으로 다시 빛날 때 발효한
버려진 음식물에도 생명의 속성이 있음을 나타냄
이 먹이를 돼지가 먹고 돼지의 배설물은 보리밭 거름으
생명이 순환 과정(버린 음식물→돼지→배설물→거름→보리→인간)
로 이쁜 보리들을 길렀다는데요. 그래도 이 짐승의 주식
똥 = 생명의 기운이 남은 것 = 생명
이 사람의 똥이었던 것은 생명은 생명에게 공양되는 법
모든 살아 있는 것들은 살아 있는 것에게 바쳐진다는 의미로, 생명이 순환한다는 자연의 원리에 대한 섬 주민들의 믿음을 드러냄
이라 행여 남아 있을 산 것들의 온기가 더럽고 하찮은
생명의 기운
것으로 취급될까 두려운 때문이 아니었는지 몰라
소중하고 가치롭게 여겨져야 마땅하다는 관점이 드러남
=> 1연 : 인간의 배변 장소와 돼지우리가 함께 있는 통시
나라의 높은 분이 보기에 미개하여 시멘트 네 포대씩
반생명 이미지, ‘흙’, ‘돌’과 대조
무상 지급한 때가 있었다는데요 문명국의 지표인 변소
편리성, 효율성의 가치 상징
를 개량하라 다그쳤다는데요 흔적이나마 통시가 아직
남아 내 몸속의 방을 향해 손 내밀어 주는 것은, 똥 누
생명의 공간을 내포한 몸 / 통시
고 먹는 일이 한가지로 행해지는 그곳을 신이 거주하는
생명이 순환되는 일 신의 거처 공간, 신성한 공간
장소라 여긴 하늘 가까운 섬사람들이 있었기 때문입니
자연과 생명의 섭리를 아는 제주 사람들
다
=> 2연 : 신이 거주하는 장소로 여겨졌던 생명의 공간 통시
O 갈래 : 자유시, 서정시, 산문시
O 성격 : 묘사적, 사색적
O 제재 : 통시
O 주제 : 생명의 순환이 일어나는 생명의 공간이라는
의미를 갖는 통시
O 특징 :
① 제주도의 전통적 공간에서 생태적 순환의 의미를 읽어 냄.
② 생태적 가치관과 편리성과 효율을 추구하는 가치관 을 대조함.
O ‘통시’와 ‘내 몸속의 방’의 유사성
- 사람에게나 동물에게나 먹는 일과 똥 누는 일은 모두 생명 활동임. ‘통시’라는 공간이나 ‘사람의 몸’이 라는 공간은 생명 활동이 일어나는 곳이라는 점에서 공통점이 있음
O 신이 거주하는 장소인 ‘통시’
- 제주도 신화에 따르면 통시는 무서운 신이 관장하는 공간으로 함부로 할 수 없는 공간이었음. 여기서는 생 명에 대한 경외심을 가지고 대해야 할 공간의 의미로 도 이해할 수 있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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