칠산리
이강백
O 갈래 : 희곡
O 성격 : 사실적, 현실 비판적
O 주제 : 이데올로기로 인한 대립의 극복
O 특징 :
① ‘칠산리’라는 공간이 지닌 상징적인 의미를 중심으 로 전개함.
② 소품을 이용해 과거와 현재를 한 무대 공간에서 교차하도록 구성함.
③ 무대에 등장인물들의 위치가 정해져 있음.
④ 시어체 대사를 사용함.
O 이 글의 구조
발단 | 면장이 자식들에게 칠산리의 발전을 위해 어머니의 무덤을 옮길 것을 요구하고 자식들은 이를 거부하며 옛일을 회상함. |
하강 | 어미는 아낙네들이 가져온 팥죽을 자식들에게 먹이고 자식들이 행복하면 죽어도 기쁘다고 말하며 숨을 거둠. |
대단원 | 자신들은 어머니의 유골을 화장하여 나누어 갖고 어디든 어머니의 유골이 있는 곳을 ‘칠산리’로 여기기로 함. |
O 해제
이 희곡의 제목이자 공간적 배경인 ‘칠산리’는 일곱 개의 산봉우리로 둘러싸인 마을로, 6.25전쟁 때 좌우익이 대립했던 곳이다. 아이를 낳지 못하는 어미는 ‘빨갱이’의 자식이라는 이유로 버려진 열두 명의 고아들을 데려다 기르고 자신은 굶어 죽는다. 시간이 흐른 후, 칠산리가 ‘빨갱이 소굴’이라는 인식이 남아 개발이 지연되자 마을 사람들은 그 흔적을 지우기 위해 어미의 무덤과 그 무덤을 찾아오는 열두 명의 자식들을 칠산리에서 내쫓기로 결정한다. 자식들은 마을 사람들을 대표하는 면장과의 대립 끝에 어머니의 유골을 화장하여 나누어 갖고 떠나기로 한다. 이러한 결말을 통해 이데올로기로 인한 아픔을 휴머니즘으로 치유하고자 하는 주제 의식을 드러내고 있다.
O 주요 구절 풀이
➀ 자식들: 어- 어어- 어어- ~ 슬피 울며 자식들은 흩 어졌었지.
➜ 자식들이 등장하며 합창을 통해 자신들의 지난 과거와 어머니가 자식들을 위해 희생하다 죽었음을 요약적으로 관객에게 알리고 있다. 합창은 자식들의 정서를 전달하며 극의 주제를 강화하는 역할을 한다.
➁ 면장: 호적엔 없는데요, 자식을 열두 명이나 뒀다는 건······?
➜ 어머니의 호적에 자식들의 이름이 없다는 것은 친자식이 아님을 나타낸다. 면장은 ‘자식을 열두 명이나 뒀다는 건······?’이라고 말끝을 흐리면서 친자식도 아닌 자식을 열두 명이나 거두어 길렀다는 것을 믿기 힘들다는 반응을 보이고 있다.
➂ 면장: 아, 칠산리는 안 됩니다! ~ 자식들: 바로 그 때문이지. 우린 칠산리를 고향으로 알고 찾아 오는데, 주민들은 그런 우 리를 쫓아내려고 무덤을 옮기라고 하는 것이죠!
➜ 면장은 어머니의 무덤을 칠산리 아래 골짜기로 옮기겠다는 장녀의 말에 계속해서 반대를 하고 있다. 이것은 어머니의 무덤을 옮기고자 하는 것이 단지 자동차 길을 내기 위해서가 아니라 ‘빨갱이 소굴’이라는 인식을 없애기 위해 어머니의 무덤과 칠산리를 찾아오는 자식들을 칠산리 밖으로 쫓아내려는 의도임을 알 수 있다.
➃ 무대, 조명이 바뀐다. 오래되어 노랗게 바랜 사진 같 은 과거의 분위기가 느껴진다. 할미가 무대 가운데로 나온다. 할미는 성난 표정으로 외친다.
➜ 현재에서 과거로 장면이 전환되는 부분으로 무대 조명이 바뀌면서 분위기가 달라진다. 오래 되어 노랗게 바랜 사진 같은 과거 분위기가 느껴진다는 것을 통해 과거를 회상하는 장면임을 알 수 있으며 새로운 등장인물인 할미가 무대 가운데로 나오는 것을 통해 장면이 전환되었음을 알 수 있다.
➄ 할미: (혀를 차며)쯧쯧, 세상이 온통 미쳤지! 태석이네 외삼촌도 산에 가서 죽었구, 언년이네 큰아들도 산에 가서 죽었다!
➜ 태석이네 외삼촌과 언년이네 큰아들이 산에 가서 죽었다는 것은 산으로 올라간 사람들이 모두 ‘빨갱이’로 몰려 죽임을 당했음을 암시하고, 죽임을 당한 ‘빨갱이’의 자식들이 산에 버려지거나 남아 있을 것임을 추측해 볼 수 있다.
➅ 간난이: 아버지는 밤중에 술 먹고 쑥고개를 넘어오다가 날 주웠대. 아버지가 날 데려오니깐 할머니가 야단쳤다며? 사내자식도 아닌 걸 왜 주워 오냐, 저런 계집앤 길러 봐야 소용없다······.
➜ 간난이 또한 어미의 친자식이 아님을 알 수 있는 부분이다. 어미 의 희생적인 면모와 할미의 남아 선호 사상 및 냉정한 성격이 드 러난다.
➆ 뒷골네: (쟁반을 내밀며) 여기 우리가 팥죽 한 그릇 가져왔어.
➜ ‘팥죽’은 자식들의 음식을 챙기느라 자신은 굶고 있는 어미를 위해 이웃의 아낙네들이 준비한 것으로, 따뜻한 인정을 보여 주는 소재이다. 그러나 어미는 이 팥죽 한 그릇마저도 자식들에게 한 숟가락씩 나누어 주고 자신은 굶다가 결국 죽고 마는 희생적인 모습을 보인다.
➇ 무대 조명이 어두워진다. 간난이, 죽은 어미를 등에 업고 무대 밖으로 퇴장한다. 자식들이 흐느끼며 따라간다. 면장이 책상을 밀며 무대 가운데로 나온다. 그는 책상 위에 놓여 있는 서류들을 챙겨서 서랍 속에 넣는다.
➜ 조명이 어두어지면서 과거에서 현재로 장면이 전환된다. 간난이는 죽은 어미를 등에 업고 퇴장하고 면장은 책상을 밀며 무대 가운데로 나온다. 이는 ‘작가 노트’에서 밝힌 것처럼 각자 맡은 역할을 표현하기 위해 무대 가운데로 나왔다가 그 역할이 끝나면 제자리에 돌아가서 앉는 이 작품의 규칙 때문이다.
➈ 장남: (삼녀의 어깨를 감싸 안으며) 무서워할 것 없어. 우린 모두 어머니의 자식들이야. 오늘 여기에 온 사람, 무슨 이유에서든지 여기에 오지 않은 사람, 그 모두가 어머니에겐 똑같은 자식이라구. ~ 그래서 우리 어머니를 화장해서, 각자 나눠 갖고, 동서남북으로 흩어지면, 그 곳이 모두 칠산리가 되는 것이지. (흐느끼는 삼녀를 데리고 무대 밖으로 퇴장하며) 우리는 칠산리로 가겠어. 어머니를 모셔 갈 사람들은 다 함께 칠산리로 가자구.
➜ 어머니가 계신 곳은 세상 어디든지 칠산리라고 말함으로써 칠산리를 특정 장소에 국한되는 물리적 공간이 아닌 누구에게나 열려 있는 정신적 공간으로 치환하고 있다. 이는 곧 무한한 사랑으로 자식들을 위해 희생했던 어머니가 바로 그들의 정신적 고향이자 근원임을 밝히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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