관동별곡
정철
.
O 갈래 : 기행 가사, 양반 가사, 정격 가사
O 사상 : 연군·우국·애민의 유교적 충의 사상,
취선·선연의 도교적 사상
O 연대 : 선조 13년(1580년), 정철 45세 때
O 구성 : 기승전결의 구성 방식(추보식 구성)
O 여정 :
① 관찰사 부임과 관내 순력
전남 창평→한양→평구역(양주)→흑수(여주)→섬강·
치악(원주)→소양강(춘천)→동주 북관정(철원)→회양
② 금강산 유람
화천→만폭동→금강대→진헐대→개심대→화룡소→불정대→산정루
③ 관동 팔경 유람
총석정→삼일포→의상대→경포→강릉→죽서루→망양정
O 주제 : 관동 지방의 절경 유람과 연군·애민 정신
O 표현
① 대구법과 열거법을 사용하여 경쾌한 느낌이 든다.
② 호흡이 지속되는 유창성과 우리말의 묘미를 잘 살 리는 표현이 많다.
③ 여정의 변화와 함께 심리 변화의 추이를 드러내고 있다.
④ 탁월한 비유와 묘사로 독자들의 상상력을 자극하 고 있다.
<서사>-관찰사 부임과 관내 순력
1. 관찰사 임명을 받음
江강湖호애 病병이 깁퍼 竹듁林님의 누엇더니,
→ 자연을 사랑하는 마음이 깊어 대숲(창평)에 은거했는데,
關관東동 八팔百백里니에 方방面면을 맛디시니,
→ 강원도 관찰사의 소임을 맡기시니,
어와 聖셩恩은이야 가디록 罔망極극하다.
→ 아아! 임금님 은혜야 갈수록 끝이 없도다.
2. 부임의 여정
*延연秋츄門문 드리다라 慶경會회 南남門문 바라보며,
→ 연추문(경북궁 서문) 달려 들어가 경회루 남문(경북궁의 남문인 광화문)을 바라보며,
下하直직고 믈너나니 玉옥節졀이 알패 셧다.
→ (임금님께) 인사하고 물러나니 관찰사의 신표가 앞에 서 있다.
平평丘구驛역 말을 가라 黑흑水슈로 도라드니,
→ 평구역(양주)에서 말을 갈아 타고 흑수(여주)로 돌아드니,
*蟾셤江강은 어듸메오, 稚티岳악이 여긔로다.
→ 섬강(원주)은 어디인가? 치악산(원주)이 여기로구나.
* 연추문 드리다라 ~ 알패 섯다.
'드리다라'를 통해 성은에 감격한 시적 화자의 마음을 알 수 있고, 관찰사 부임 절차가 생략되어 있어 글에 속도감을 준다.
* 셤강 ~ 여긔로다.
문답법을 사용하여 부임지인 원주에 도착했음을 나타내었다.
3. 소양강에서의 감회
*昭쇼陽양江강 나린 믈이 어드러로 든단 말고.(연군지정)
→ 소양강에서 흘러 내린 물이 어디로 간단 말인가? (임금님 계신 한양으로 가겠지.)
*孤고臣신 去거國국에 白백髮발도 하도 할샤.(우국지정)
→ 외로운 신하가 임금 곁을 떠나니 백발(걱정)이 많기도 많구나.
*연군지정
연상을 통하여 연군의 정을 노래하였다.(소양강→한강→한양→임금)
4. 동주에서의 감회
*東동州쥬ㅣ 밤 계오 새와 北븍寬관亭뎡의 올나하니,
→ 동주(철원)에서 밤을 겨우 새워 북관정에 오르니
*三삼角각山산 第뎨一일峰봉이 하마면 뵈리로다.(연군의 정)
→ (임금 계신 한양의) 삼각산 제일 높은 봉우리가 웬만하면 보일 것 같구나.
*弓궁王왕 大대闕궐 터희 烏오鵲쟉이 지지괴니,
→ 궁예왕의 대궐 터에 까마귀와 까치가 지저귀는데,
千쳔古고 興흥亡망을 아난다, 몰아난다.(인생 무상)
→ (저들은) 옛날 태봉국의 흥망을 아는가, 모르는가.
*東동州쥬ㅣ 밤 계오 새와
'동주'는 옛 태봉의 도읍지로, 흥망 성쇠의 역사적 감회와 객수(客愁)를 나타낸 말이다. 그리고 '계오 새와'에는 연군, 인생 무상, 객수 등의 복합적인 심정이 내포되어 이다.
*인생무상
시적 화자는 까마귀와 까치를 의인화하여 물음을 던지는데, 이를 통해 인생 무상감에 젖은 시적 화자의 심정을 알 수 있다.
5. 회양에서 선정에 대한 다짐
淮회陽양 녜 일홈이 마초아 가탈시고.
→ 회양이라는 이름이 옛날 (한나라의 지명과) 마침 같구나.
汲급長댱孺유 風풍彩채를 고텨 아니 볼 게이고.(선정에 대한 포부)
→ (여기 백성들은) 급장유 풍채를 (나를 통해) 다시 아니 볼 것인가?(다시 볼 것이다.)
<본사1>-내금강 유람
6. 만폭동 폭포의 묘사
營영中듕이 無무事사하고 時시節졀이 三삼月월인 제,
→ 감영 안이 무사하고 시절이 삼월인 때,
花화川쳔 시내길히 楓풍岳악으로 버더 잇다.
→ 화천의 시냇길이 금강산으로 뻗어 있다.
行행裝장을 다 떨티고 石셕逕경의 막대 디퍼,
→ 행장(관찰사의 위의)을 간편히 하고 돌길에 막대 짚어,
百백川쳔洞동 겨태 두고 萬만瀑폭洞동 드러가니,
→ 백천동 곁에 두고 만폭동 계곡으로 들어가니,
銀은 가탄 무지게, 玉옥 가탄 龍룡의 초리,
→ 은 같은 무지개, 옥 같은 용의 꼬리(폭포)
섯돌며 뿜난 소래 十십里리의 자자시니,
→ 섞어 돌며 뿜는 소리가 십 리 밖까지 퍼졌으니,
들을 제난 우레러니 보니난 눈이로다.
→ 들을 때는 우렛소리 같더니 보니까 눈(폭포의 물보라)이로구나.
7. 금강대의 선학
金금剛강臺대 맨 우層층의 仙션鶴학이 삿기 치니,
→ 금강대 맨 위층에 선학이 새끼를 치니
春츈風풍 玉옥笛뎍聲셩의 첫잠을 깨돗던디,
→ 봄바람(에 들려오는) 옥피리 소리에 첫잠을 깨었던지,
縞호衣의玄현裳샹이 半반空공의 소소 뜨니,
→ 흰 저고리에 검은 치마를 입은 선녀가(학이) 공중에 솟아 뜨니,
*西셔湖호 녯 主쥬人인을 반겨셔 넘노난 닷.(인간과 자연의 조화)
→ 서호의 옛 주인(임포)을 반겨서 넘너드는 듯하구나.
*인간과 자연의 조화
학이 마치 임포를 반기듯 정철 자신을 맞이하여 날개짓한다는 말로서 자연과 조화로운 삶을 즐기려는 미의식이 나타난다.
8. 진헐대에서의 봉우리 묘사
小쇼香향爐노 大대香향爐노 눈 아래 구버보고,
→ 소향로봉과 대향로봉을 눈 아래 굽어보고,
正졍陽양寺사 眞진歇헐臺대 고텨 올나 안잔마리,
→ 정양사 진헐대에 다시 올라 앉아 보니,
廬녀山산 眞진面면目목이 여긔야 다 뵈나다.
→ 금강산의 참모습이 여기서야 다 보인다.
어와, 造조化화翁옹이 헌사토 헌사할샤.
→ 아아, 조물주가 야단스럽기도 야단스럽구나.
날거든 뛰디마나, 셧거든 솟디 마나.
→ 날거든 뛰지 말거나 섰거든 솟지 말거나 (해야 할 것을 날면서 뛰고 섰으면서 솟았구나.)
芙부蓉용을 고잣난 닷, 白백玉옥을 믓것난 닷,
→ 연꽃을 꽂았는 듯, 백옥을 묶었는 듯,
東동溟명을 박차난 닷, 北북極극을 괴왓난 닷.
→ 동해 바다를 박차는 듯, 북극을 받쳤는 듯 (야단스럽구나.)
9. 망고대와 혈망봉의 묘사
*놉흘시고 望망高고臺대, 외로올샤 穴혈望망峰봉이
→ 높기도 한 망고대, 외롭기도 한 혈망봉이
하날의 추미러 므사 일을 사로리라,
→ 하늘(임금)을 치밀어 무슨 일을 아뢰려고
千쳔萬만劫겁 디나다록 구필 줄 모라난다.
→ 오랜 시간이 지나도록 굽힐 줄 모르는가?
어와 너여이고, 너 가타니 또 잇난가.
→ 아아, 너로구나, 너 같은 이 또 있는가?
*놉흘시고 ~ 사로리라,
정철 자신의 절개(절의)와 외로움을 망고대와 혈망봉에 비유한 표현으로 시적 화자의 직간신(直諫臣)으로서의 풍모를 볼 수 있다.
10.개심대에서의 감회
開개心심臺대 고텨 올나 衆듕香향城셩 바라보며,
→ 개심대에 다시 올라 중향성을 바라보며,
萬만二이千쳔峰봉을 歷녁歷녁히 혀여하니
→ 만 이천봉을 분명히 헤아려 보니
峰봉마다 맷쳐 잇고 긋마다 서린 긔운,
→ 봉마다 맺혀 있고 끝마다 서린 기운이,
맑거든 조티 마나, 조커든 맑디 마나.
→ 맑거든 깨끗하지 말거나 깨끗하거든 맑지 말거나 (해야 할 것을 맑으면서도 깨끗하구나.)
뎌 긔운 흐터 내야 人인傑걸을 만달고쟈.(우국 충정 憂國忠情)
→ 저 기운 훑어 내어 인걸을 만들고 싶구나.
形형容용도 그지업고 體톄勢셰도 하도 할샤.
→ 형용도 끝이 없고 모양새도 많기도 많구나.
天텬地디 삼기실 제 自자然연이 되연마난,
→ 천지가 생겨날 때에 자연그럽게 되었겠지만,
이제 와 보게 되니 有유情졍도 有유情졍할샤.
→ 이제 와 보게 되니 정답기도 정답구나.
11. 비로봉에서의 감회
毗비盧로峰봉 上샹上샹頭두의 올라 보니 긔 뉘신고.
→ 비로봉 꼭대기에 올라 본 사람이 그 누구이신가? (아마도 없으리라.)
東동山산 泰태山산이 어나야 놉돗던고.
→ 동산 태산 중에 어느 것이 (비로봉보다) 높단 말인가?
魯노國국 조븐 줄도 우리난 모라거든,
→ 노나라가 좁은 줄도 우리는 모르는데,
넙거나 넙은 天텬下하 엇띠하야 젹닷 말고.
→ 넓고도 넓은 천하를 (공자는) 어찌하여 작다고 말하는가.
어와 뎌 디위랄 어이하면 알 거이고.
→ 아아, 저 경지를 어찌하면 알 것인가?
오라디 못하거니 나려가미 고이할가.
→ 오르지 못하는데 내려감이 이상할까.
12. 화룡소에서 선정에 대한 포부
圓원通통골 가난 길로 獅사子자峰봉을 차자가니,
→ 원통골 좁은 길로 사자봉을 찾아 가니,
그 알패 너러바회 化화龍룡쇠 되여셰라.
→ 그 앞에 넓은 바위가 화룡 연못이 되었구나.
千쳔年년 *老노龍룡이 구배구배 서려 이셔,
→ 천년 묵은 노룡이 굽이굽이 서려 있어,
晝듀夜야의 흘녀 내여 滄창海해예 니어시니,
→ 밤낮으로 흘러내려 푸른 바다에 이어지는데,
*風풍雲운을 언제 어더 三삼日일雨우랄 디련난다.
→ (저 용은) 풍운을 언제 얻어 삼일 동안 비를 내리게 할까.
陰음崖애예 이온 플을 다 살와 내여사라.(애민, 선정에 대한 염원)
→ 그늘진 벼랑에 시든 풀을 다 살려 내려무나.
* 老노龍룡
화룡소의 물을 비유적으로 표현, 송강 자신을 싱징하는 표현
*風풍雲운을 ~ 내여사라.
글쓴이는 '화룡소→노룡→정철→풍운(때)→삼일우(선정)→백성 구제'라는 연상 수법에 의해 시상을 전개하고 있다.
13. 십이 폭포의 장관
磨마訶하衍연 妙묘吉길祥샹 雁안門문재 너머 디여,
→ 마하연, 묘길상, 안문재를 넘어 가서,
외나모 써근 다리 佛블頂뎡臺대 올라하니,
→ 외나무 썩은 다리를 지나 불정대에 올라가니,
千쳔尋심絶졀壁벽을 半반空공애 셰여 두고,
→ (조물주가) 천 길 낭떠러지를 공중에 세워 두고,
銀은河하水슈 한 구배랄 촌촌이 버혀 내여,
→ 은하수 큰 굽이를 마디마디 베어 내어,
실가티 플텨이셔 뵈가티 거러시니,
→ 실같이 풀어서 베같이 걸었으니,
圖도經경 열두 구배 내 보매난 여러히라.
→ 산수도경에는 열두 굽이(라 하였으나) 내가 보기에는 여럿이라.(더 많더라.)
李니謫뎍仙션 이제 이셔 고텨 의논하게 되면,
→ 이태백이 지금 있어 다시 의논하게 되면,
廬녀山산이 여긔도곤 낫단 말 못하려니.
→ 여산 폭포가 여기(금강산의 십이 폭포)보다 낫다는 말은 못 할 것이다.
<본사2>-관동팔경(외 해금강)과 동해 유람
14. 동해로 가는 감회
*山산中듕을 매양 보랴, 東동海해로 가쟈사라.(시적 화자의 태도 변화)
→ 산중(내금강)을 계속 보겠는가, 동해로 가자꾸나.
籃남輿여 緩완步보하야 山산映영樓누의 올나하니,
→ 작은 가마를 타고 천천히 산영루에 오르니,
*玲녕瓏농 碧벽溪계와 數수聲셩 啼뎨鳥됴난 離니別별을 怨원하난 닷,(감정 이입에 의한 의인법)
→ 영롱하고 푸른 계곡물과 갖가지 소리를 내며 우는 새들은 (나와) 이별을 원망하는 듯 (하구나.)
旌졍旗긔를 떨티니 五오色색 넘노난 닷.
→ 여러 가지 깃발을 떨치니(휘날리니) 오색이 넘노는 듯(하며),
鼓고角각을 섯부니 海해雲운이 다 것난 닷.
→ 북과 나팔을 섞어 부니 바다 구름이 다 걷히는 듯 (하다.)
鳴명沙사길 니근 말이 醉츄ㅣ仙션을 빗기 시러,
→ 모랫길에 익숙한 말이 취한 신선을 비스듬히 실어,
바다할 겻태 두고 海해棠당花화로 드러가니,
→ 바다를 곁에 두고 해당화로(해당화가 핀 꽃밭으로) 들어가니,
*白백鷗구야 나디 마라, 네 버딘 줄 엇디 아난.(자연 친화의 감정)
→ 흰 갈매기야 날지 마라, 네 벗인 줄 어떻게 아느냐.
*시적 화자의 태도 변화
이 구절을 기점으로 시적 화자의 모습이 변화한다. 산에서 억제되고 다듬어진 지식인, 위정자의 모습이었으나, 바다에 이르러서는 쾌락, 방황 등 인간의 내면 모습을 그대로 드러내고 있다.
*감정 이입에 의한 의인법
계곡물과 새에 감정을 이입시켜 이별의 아쉬움을 표현하고 있다.(감정 이입에 의한 의인법)
*자연 친화의 감정
백구와 벗하면서 자연 속에 노닐고자 하는 자연 친화의 감정이 나타나 있다. 물아일체(物我一體)의 경지를 희구한 표현이다.
*물아일체(物我一體) : 자연물과 자아(自我)가 하나가 된 상태. 대상물에 완전히 몰입(沒入)된 경지. 물심일여(物心一如).
15. 총석정에서의 장관
金금 난窟굴 도라드러 叢총石셕亭뎡 올라하니,
→ 금난굴을 돌아들어 총석정에 올라가니,
白백玉옥樓누 남은 기동 다만 네히 셔 잇고야.
→ 백옥루 남은 기둥이 다만 네 개만 서 있구나.
工공 슈의 셩녕인가, 鬼귀斧부로 다다만가.
→ 공수의 작품인가, 귀신의 도끼로 다듬었는가?
구타야 六뉵面면은 므어슬 象샹톳던고.
→ 구태여 여섯 면은 무엇을 본떴던가?
16. 삼일포에서 사선 추모
高고城셩을란 뎌만 두고 三삼日일浦포랄 차자가니,
→ 고성일랑 저만큼 두고 삼일포를 찾아가니,
丹단書셔난 宛완然연하되 四사仙션은 어대 가니.
→ 붉은 글씨는 선명한대 사선은 어디 갔는가.
예 사흘 머믄 後후의 어대 가 또 머믈고.
→ 여기에서 사흘 머문 후에 어디에 가서 또 머무는가.
仙션遊유潭담 永영郞낭湖호 거긔나 가 잇난가.
→ 선유담, 영랑호 거기나 가 있는가.
淸쳥澗간亭뎡 萬만景경臺대 몃 고대 안돗던고.
→ 청간정, 만경대 몇 곳에 앉았던가.
17. 의상대에서 바라본 일출의 장관
梨니花화난 발셔 디고 졉동새 슬피 울 제,
→ 배꽃은 벌써 지고 접동새 슬프게 울 때,
洛낙山산 東동畔반으로 義의相샹臺대예 올라 안자,
→ 낙산 동쪽 언덕으로 의상대에 올라 앉아,
日일出츌을 보리라 밤듕만 니러하니,
→ 해돋이를 보려고 한밤중쯤 일어나니,
祥샹雲운이 집픠난 동, 六뉵龍뇽이 바퇴난 동,(해가 막 솟아오르려는 순간의 아름다운 광경 묘사)
→ 상스러운 구름이 피어로르는 듯, 여섯 용이 떠받치는 듯,
바다해 떠날 제난 萬만國국이 일위더니,
→ (해가) 바다에서 솟아오를 때에는 온 세상이 일렁거리더니,
*天텬中듕의 티뜨니 毫호髮발을 혜리로다.(임금의 총명과 예지)
→ 하늘에 치솟아 뜨니 머리카락을 헤아릴 정도로다.
*아마도 녈구름 근쳐의 머믈셰라.(우국지정)
→ 아마도 지나가는 구름이 (해) 근처에 머무를까 두렵구나.
詩시仙션은 어대 가고 *咳해唾타만 나맛나니.
→ 시선은 어디 가고 시구만 남았는가.
天텬地디間간 壯장한 긔별 자셔히도 할셔이고.
→ 천지간 굉장한 기별(소식)이 자세히도 표현되었구나.
*임금의 총명과 예지
해가 높이 솟아 온 세상이 환하게 밝음을 나타낸 말로, 임금의 총명과 예지를 은유하고 있는 표현이다.
*우국지정
'해'는 '임금', '녈구름'은 '간신'을 비유한 것으로, 이백의 시 '등금릉봉황대'의 '모두가 뜬구름이 되어 능히 햇발을 가리니, 장안을 보려해도 보이지 않아 사람을 근심그럽게 한다.'는 구절을 인용하였다.
*咳해唾타 : 이백의 시 '등금릉봉황대'의 미련(윗글 참조)을 의미한다.
18. 경포호의 아름다움
斜샤陽양 峴현山산의 텩튝을 므니발와
→ 기우는 석양이 비껴드는 현산의 철쭉꽃을 이어 밟아
羽우蓋개芝지輪륜이 鏡경浦포로 나려가니,
→ 신선이 타는 마차가 경포로 내려가니,
*十십里리 氷빙紈환을 다리고 고텨 다려,(경포 호수의 맑고 잔잔함을 묘사)
→ 십 리(나 뻗쳐 있는) 얼음같이 흰 비단을 다리고 다시 다려(다린 듯한 호수가)
長장松숑 울흔 소개 슬카장 펴뎌시니,
→ 큰 소나무 숲 울창한 속에 실컷 펼쳐져 있으니,
믈결도 자도 잘샤 모래랄 혜리로다.
→ 물결도 잔잔하기도 잔잔하구나 모래를 헤아릴 정도이다.
孤고舟쥬 解해纜람하야 亭뎡子자 우해 올나가니,
→ 한 척의 배를 띄워 (호수를 건너) 정자 위에 올라가니,
江강門문橋교 너믄 겨태 大대洋양이 거긔로다.
→ 강문교 넘은 곁에 동해가 거기로구나.
從둉容용한댜 이 氣긔像샹, 闊활遠원한댜 뎌 境경界계,(대구법)
→ 조용하다 이 기상, 넓고 아득하구나 저 경계,
이도곤 가잔 대 또 어듸 잇닷 말고.
→ 이 곳보다 (아름다움을) 갖춘 데가 또 어디 있다는 말인가.
*紅홍粧장 古고事사랄 헌사타 하리로다
→ 홍장 고사를 야단스럽다고 할 것이다.
*홍장 고사
홍장 고사를 야단스럽다고 말하는 것은 홍장 고사가 번잡할 정도로 경포 호수의 경치가 아름답다는 뜻이다.
19. 강릉의 좋은 풍속
江강陵능 大대都도護호 風풍俗쇽이 됴흘시고.
→ 강릉 대도호부의 풍속이 좋구나.
節절孝효旌졍門문이 골골이 버러시니
→ 절효정문이 골골마다 뻗어 있으니,
*比비屋옥可가封봉이 이제도 잇다 할다.
→ 요순 시절의 태평성대가 지금도 있다 하겠구나.
*比비屋옥可가封봉 : '즐비하게 늘어선 집마다 모두 벼슬에 봉할 만하다'는 뜻으로 요순 시절이 태평성대라 백성들이 모두 착했음을 이른 데서 끌어온 말.
20-1. 죽서루①-연군지정
眞진珠쥬館관 竹듁西셔樓루 五오十십川쳔 나린 믈이
→ 진주관 죽서루 (아래) 오십천의 흘러내리는 물이
太태白백山산 그림재랄 東동海해로 다마 가니,
→ 태백산 그림자를 동해로 담아 가니,
*찰하리 漢한江강의 木목覓멱의 다히고져.(연군지정)
→ 차라리 (그 물을) 한강의 입구에 닿게 하고 싶구나.
*연군지정
태백산(관동 지방)의 아름다움을 임금님께 보여 드리고 싶다는 의미로 연군지정이 나타난다.
20-2. 죽서루②-개인적 갈등
*王왕程뎡이 有유限한하고 風풍景경이 못 슬믜니,
→ 관원의 일정은 다 되어 가고 풍경은 싫지 않으니,
幽유懷회도 하도 할샤, 客객愁수도 둘 듸 업다.(글쓴이의 심리적 갈등)
→ 그윽한 회포가 많기도 많구나, 나그네의 수심도 둘 데가 없다.
*仙션 사랄 띄워 내여 斗두牛우로 向향하살가,
→ 신선의 뗏목을 띄워 내어 북두성과 견우성으로 향할까.
仙션人인을 차자려 丹단穴혈의 머므살까.(심리적 방황)
→ 사선을 찾으려 붉은 둥굴에 머무를까.
*글쓴이의 심리적 갈등
시적 화자의 내면적 두 자아가 갈등하고 있는 모습을 드러내는 부분이다. 공인으로서의 자아가 왕정에 얽매인 반면, 인간 본연의 자아는 풍경을 계속 즐기기를 바라는 것이다. 이는 '연군'과 '선인'의 대립 구조로도 이해할 수 있다.
*심리적 방황
속세로 돌아가기가 싫어 차라리 신선이 되어 살고 싶다는 소망의 표현으로, 심리적 방황을 드러내고 있다.
21. 망양정에서 본 바다
天텬根근을 못내 보와 望망洋양亭뎡의 올은말이,
→ 하늘 끝을 끝내 못 보고 망양정에 오르니,
바다 밧근 하날이니 하날 밧근 므서신고.
→ 바다 밖은 하늘이 분명한데 하늘 밖은 무엇인가.
갓득 노한 고래, 뉘라셔 놀내관대,
→ 가뜩이나 성난 고래(파도)를 누가 놀라게 하기에,
블거니 쁨거니 어즈러이 구난디고.
→ (물을) 불거니 뿜거니 (하면서) 어지럽게 구는 것인가.
銀은山산을 것거 내여 六뉵合합의 나리난 닷,
→ 은산(파도) 꺾어 내어 온 세상에 내리느 듯,
五오月월 長댱天텬의 白백雪셜은 므사 일고.
→ 오월 높은 하늘의 백설(물보라)은 무슨 일인가.
* 바다에서 떠올린 이미지
산에서 보여 주어던 글쓴이의 고결성(연군, 우국, 선정에 대한 포부 등)은 바다를 향해 가면서 변화한다. 관찰사로서의 직무와 윤리에 충실하려는 정신에서 자유분방한 인간 본연의 정신을 표현하게 되는 것이다.
'仙션 사랄 띄워 내여 ~ 丹단穴혈의 머므살까.'에는 인간 본연의 세계를 갈구하는 정신이 나타나 있고, '갓득 노한 고래 ~ 어즈러이 구난디고.'의 '고래'로 표현된 파도의 이미지에서는 심리적인 혼돈 상태와 갈등의 절정을 느끼게 한다.
<결사>-꿈 속 선연(仙緣)과 시적 화자의 풍류
22. 망양정에서 바라본 월출
져근덧 밤이 드러 風풍浪낭이 定뎡하고날,
→ 잠깐 사이에 밤이 들어 풍랑이 가라앉거늘
扶부桑상 咫지尺의 明명月월을 기다리니,
→ 해 뜨는 곳이 가까운 (동쪽 바닷가에서) 밝은 달을 기다리니,
瑞셔光광 千쳔丈댱이 뵈난 닷 숨난고야.
→ 상서러운 빗줄기 천 길이(상서러운 천 길의 빗줄기가) 보이는 듯 숨는구나.
珠쥬簾렴을 고텨 것고, 玉옥階계랄 다시 쓸며,
→ 구슬을 꿰어 만든 발을 다시 걷고, 옥돌 같은 계단을 다시 쓸며,
啓계明명星셩 돗도록 곳초 안자 바라보니,
→ 샛별이 돋도록(돋아 오를 때까지) 꼿꼿이 앉아 바라보니,
白백蓮년花화 한 가지랄 뉘라셔 보내신고.
→ (저 바다에서 솟아오르는) 흰 연꽃 같은 달덩이를 누가 보내셨는가.
일이 됴흔 世셰界계 남대되 다 뵈고져.(애민 정신과 선정에 대한 포부)
→ 이렇게 좋은 세계를 남에게 다 보이고 싶구나.
23. 월출을 보며 느낀 점
流뉴霞하酒쥬 가득 부어 달다려 무론 말이,
→ 신선주를 가득 부어 달에게 물은 말이,
英영雄웅은 어대 가며, 四사仙션은 긔 뉘러니.
→ 영웅은 어디 갔으며, 사선은 그 누구인가.
아매나 맛나 보아 녯 긔별 뭇쟈 하니,
→ 아무나 만나 보아 옛 기별 묻고자 하니,
*仙션山산 東동海해예 갈 길히 머도 멀샤.
3
*仙션山산 東동海해
신선이 사는 삼신산이 있는 동해
24-1. 풋잠①-신선과의 대화
松숑根근을 볘여 누어 픗잠을 얼픗 드니,
→ 소나무 뿌리를 베고 누워 풋잠을 얼핏 드니,
*꿈애 한 사람이 날다려 닐온 말이,
→ 꿈에 한 사람이 나에게 하는 말이
그대랄 내 모라랴, 上샹界계예 眞진仙션이라.
→ 그대를 내가 모르겠는가, (그대는) 하늘 나라의 참신선이라.
黃황庭뎡經경 一일字자랄 엇디 그랏 닐거 두고,
→ 황정경(도교의 경전) 한 자를 어찌 잘못 읽어서,
人인間간의 내려와셔 우리랄 딸오난다.
→ 인간 세상에 내려와서 우리를 따르는가.
*꿈
연군과 신선적 풍류 사이에서 지속적으로 갈등해 온 시적 화자는 꿈을 통해 둘 사이의 갈등에서 해소된다. 꿈에서 시적 화자는 선인과 술을 마시며 억눌린 인간 본연의 욕망을 해소하게 됨으로써 대사회적 존재로 돌아올 수 있는 것이다.
24-2. 풋잠②-술을 나누는 흥취
져근덧 가디 마오. 이 술 한 잔 머거 보오.
→ 잠깐만 가지 마오, 이 술 한 잔 먹어 보오.
北븍斗두星셩 기우려 滄챵海해水슈 부어 내여,
→ 북두칠성과 같은 국자를 기울여 동해물 같은 술어 부어,
저 먹고 날 머겨날 서너 잔 거후로니,
→ 저 먹고 날 먹이거늘 서너 잔 나누다 보니,
和화風풍이 習습習습하야 兩냥腋액을 추혀 드니,
→ 따뜻한 봄바람이 산들산들하여 양 겨드랑이를 추켜 올리니,
九구萬만里리 長장空공애 져기면 날리로다.
→ 구만 리(나 되는) 넓은 하늘이 저기라면 날 것 같구나.
24-3. 풋잠③-선우후락의 표명
*이 술 가져다가 四사海해예 고로 난화,
→ 이 술 가져다가 사해에 고루 나누어,
億억萬만蒼창生생을 다 醉츄ㅣ케 맹근 後후의,
→ 모든 백성을 다 취하게 만든 후에,
그제야 고텨 맛나 또 한 잔 하잣고야.(애민 정신과 성정에 대한 포부)
→ 그 때야 다시 만나 또 한 잔 하자꾸나.
말 디쟈 鶴학을 타고 九구空공의 올나가니,
→ 말이 끝나자 (신선은) 학을 타고 높은 하늘에 올라가니,
*선우후락(先憂後樂) : 천하가 근심하기에 앞서 근심하고 천하가 즐거워한 다음에 즐거워 한다.
25. 꿈에서 깸
空공中듕 玉옥簫쇼 소래 어제런가 그제런가.
→ 공중의 옥피리 소리가 어제던가 그제던가.(어제 들은 건가 그저께 들은 건가.)
나도 잠을 깨여 바다할 구버보니,
→ 나도 잠을 깨어 바다를 굽어보니,
기픠랄 모라거니 가인들 엇디 알리.
→ 깊이를 모르는데 끝인들 어찌 알겠는가.
26. 온 마을에 비친 달
明명月월이 千쳔山산萬만落낙의 아니 비쵠 대 업다.
→ 밝은 달이 온 마을(세상)에 아니 비췬 데가 없다.
*이 구절은 시조의 종장과 같은 3·5·4·3으로 되어 있는 가사의 낙구(落句)로, 정격 가사의 형식적 특징이 잘 드러난다. 4음보 3·4조의 연속체 기본 율조를 지니고 있어, 가사와 시조의 형태상 유사성을 보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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