눈 마 휘여진 를
- 원천석(元天錫)
눈 - 조선에 협력하기를 강요하는 압력 또는 그러한 세력
눈 마 휘여진 를 뉘라셔 굽다턴고.
고려 유신. 절개 있는 신하 굽었다고 하던가
구블 節(절)이면 눈 속에 프를소냐.
굽힐 절개(의인법) 설의법
아마도 歲寒孤節(세한 고절)은 너인가 노라.
한겨울 추위도 이겨내는 높은 절개
<현대어 풀이>
눈을 맞아 휘어진 대나무를 누가 굽었다고 하던가?
굽힐 절개라면 눈 속에 어찌 푸르겠는가?
아마도 한겨울의 추위를 이겨내는 절개를 가진 것은 너(대나무)뿐일 것이다.
O 갈래 - 평시조
O 성격 - 회고적, 절의적
O 표현 - 상징법, 설의법, 의인법
O 제재 - 눈 속의 대나무
O 주제 - 고려 왕조에 대한 충절 다짐
O 감상 : 작가는 고려 왕조가 망하자 벼슬을 버리고 원주 치악산에 들어가 은둔생활을 했다고 한다. 태종의 어릴 적 스승이었으므로 태종이 왕위에 오른 후 여러 번 간곡히 불렀으나 끝내 벼슬길에 나아가지 않았다고 하는데, 이를 통해 고려 왕조에 대한 그의 충성심이 얼마나 대단하였던가를 짐작할 수 있다. 작가는 결코 고려의 신하가 조선 왕조에 절개를 굽힐 수 없으며, 어떤 억압에도 굽히지 않겠다는 자신의 굳은 의지를 대나무에 비유해 드러내고 있다. 초장에서 '눈'은 조선 왕조에 협력하기를 강요하는 압력을, '휘어진'은 그 압력으로 인한 고충을 각각 비유하고 있다. 중장에서는 이미 대세가 기울어 맞서지는 못하지만 은둔하며 절개를 지키는 고려 유신들의 충절을 푸른 대나무에 비유해 드러냈다. 특히 눈과 푸른 대나무의 색채 대조를 통해 화자의 절개를 효과적으로 형상화하고 있는 것이 특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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