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 분간
- 나희덕
이 꽃그늘 아래서
화자의 내면을 나타내는 공간, 아이를 기다리는 공간,
‘나’와 어린 자식의 미래를 떠올리는 공간
내 일생이 다 지나갈 것 같다
기다리면서 서성거리면서
아니, 이미 다 지나갔을지도 모른다
=> 일생이 기다림으로 지나가리라는 상념에 빠짐
아이를 기다리는 오 분간
아카시아꽃 하얗게 흩날리는
이 그늘 아래서
어느새 나는 머리 희끗한 노파가 되고,
버스가 저 모퉁이를 돌아서
내 앞에 멈추면
여섯 살배기가 뛰어내려 안기는 게 아니라
훤칠한 청년 하나 내게로 걸어올 것만 같다.
내가 늙은 만큼 그는 자라서
서로의 삶을 맞바꾼 듯 마주 보겠지.
기다림 하나로도 깜박 지나가 버릴 생(生).
상념 속 자신과 아이의 모습처럼 기다림 하나만으로도 순식간에 지나가 버릴 만큼 삶은 짧은 것임
=> ‘나’와 아이의 미래에 대한 상념
내가 늘 기다렸던 이 자리에
그가 오래도록 돌아오지 않을 때쯤
너무 멀리 나가 버린 그의 썰물을 향해
성장하여 품을 떠난 아이
무어라 중얼거리면서 내 기다림을 완성하겠지.
중얼거리는 동안 꽃잎은 한 무더기 또 진다.
=> 기다림의 완성에 대한 상념
아, 저기 버스가 온다.
나는 훌쩍 날아올라 꽃그늘을 벗어난다.
상념에서 벗어나는 ‘나’
=> 오 분 동안의 상념에서 벗어남.
O 갈래 : 자유시
O 운율 : 내재율
O 성격 : 명상적, 관조적
O 제재 : 오 분간의 기다림
O 주제 : 기다림과 생에 대한 상념과 짧은 생에 대한 깨달음
O 특징 :
➀ 버스를 기다리는 일상적 경험에서 인생의 의미를 떠올림.
➁ 개인의 감정을 독백적 어조로 노래함.
➂ 네 개의 의미 단위로 구분하여 시상을 전개함.
O 이 시의 짜임
1~4행 | 아이를 기다리며 상념에 빠짐. |
5~15행 | 아이를 기다리는 오 분간 노인이 될 ‘나’를 생각함. |
16~22행 | 기다림이 끝날 때 인생이 마감될 것임을 생각함. |
23~24행 | 상념에서 벗어남. |
O 시어의 의미
꽃그늘 아래 | 기다림의 공간 |
너무 멀리 나가 버린 그의 썰물 |
성장해서 곁을 떠난 아이, 기다림의 대상 |
떨어지는 꽃잎 | (기다리는 동안의) 시간의 흐름 |
지나치는 버스 | 지나가 버린 시간 |
O 운율 형성 방식
통사 구조의 반복 | • ~이 ~ 아래서 • ~이 ~ 것 같다. |
시어의 반복 | • 기다림, 기다리- • 지나가- |
O 이 시에 나타난 ‘기다림’
‘기다림’의 공간 | • 꽃그늘 아래 • 아카시아 꽃 하얗게 흩날리는 / 이 그늘 아래서 |
‘기다림’의 시간 | • 아이를 기다리는 오 분간 • 떨어지는 꽃잎 • 꽃잎은 한 무더기 또 진다. |
'요점정리 > 현대 운문' 카테고리의 다른 글
(요점 정리) 슬픔이 기쁨에게 - 정호승 (0) | 2023.05.07 |
---|---|
(요점 정리) 우주인 - 김기택 (0) | 2023.05.05 |
(요점 정리) 시집살이 노래 (0) | 2023.05.05 |
(요점 정리) 산길에서 - 이성부 (0) | 2023.05.05 |
(요점 정리) 님의 침묵 - 한용운 (0) | 2023.05.05 |